2012년 9월 9일 일요일

선재의 자전거 배우기

지난 주 일요일, 시청 광장(Keskustori)에서 열린 벼룩시장에서 선재의 자전거를 샀다. 낡고 손잡이 일부가 파손됐지만 가격이 싸고, 규격도 선재에게 딱 알맞은 자전거를 구했다. 여기 아이들은 선재보다 훨씬 어릴 때부터 다들 자전거를 배워 부모와 같이, 때론 혼자서 잘 타고 다닌다. 선재도 다른 아이들이 자전거 타는 모습을 늘 부러워했는데 이제 그 소원풀이를 한 셈이다.

오늘 다시 돌아온 일요일을 맞아 선재를 데리고 동네 운동장과 공원으로 가 자전거 타기 연습을 했다. 몇 번 연습을 하니 금세 아빠의 손을 벗어나 페달을 밟고, 혼자 타는 거리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공원 길에서도 혼자 제법 먼 거리를 운전했다. 시선을 멀리 놓고, 발을 계속 밟으라고 격려하며 나는 "휘바! 휘바!"를 연발했다.

매일 조금씩 배우고 익히면 어느 결엔가 금방 숙달되겠지. 혼자 첫 페달을 힘껏 밟아 자전거를 밀고 나가는 법, 멈춰야 할 순간에 브레이크를 잡는 법, 사람과 동물과 물 웅덩이를 피하는 법, 교차로와 횡단보도를 건너는 법, 이제 곧 하나씩 다 배워가게 되겠지. 겨울이 오기 전에 완전히 익혀서 내년 봄에는 먼 숲이나 호숫가 산책을 함께 다니게 되겠지... 

무언가를 배우고 익혀 몸의 기술로 삼는 일이란 얼마나 기쁘고 좋은 것인지, 나도 새삼 느끼며 즐거웠다. 영화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장면들처럼,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한 선재는 어느덧 눈부신 속도로 성장해 나의 품을 벗어날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영원회귀하는 시간의 흐름을 상상하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 서서 지나간 오늘을 회상하는 내가 떠올랐다.









 
 




댓글 2개:

  1. 아 드디어 댓글 다는법을 알았어요

    선재야 안녕!완전 반가워
    두발자전거 타는 모습 정말 멋지구나
    주원이도 두발자전거 타고 싶어하는데 7살까지
    기다리고 있단다
    주원이도 요즘 아빠랑 축구도 많이하고!
    박지성보다도 매쉬보다도 자기가 축구 더 잘한다고 뽐낸단다
    핀란드어 공부 재밌니? 잘 배워서 주원이에게 가르쳐줘^^
    선재 소식 아줌마가 꼭 볼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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