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번역] 인권 - 인권에 관한 118가지 질문에 답하다

'인권(Human Rights)'에 관한 책을 한 권 번역했습니다. 영국의 인권 전문가 리아 레빈이 저술하고, 유네스코가 발간한 책입니다. 인권 교육의 확산에 기여할 목적으로 1981년에 처음 출판된 뒤 최근까지 30년 넘도록 수 차례 개정되었고, 그 동안 30여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받아왔다고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이명재 선생님과 함께 번역했고, 좋은 학술 서적을 많이 출판해온 아카넷의 자매출판사인 북스코프에서 출판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하면서 두 사람이 함께 쓴 옮긴이의 말을 아래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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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 인권에 관한 118가지 질문에 답하다>

(리아 레빈 글, 이명재 서현수 옮김, 북스코프, 2012)

[옮긴이의 말]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익숙해진 말 중의 하나가 아마도 인권일 것이다. 그 만큼 인권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많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와 함께 인권에 대한 책들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이 책은 인권 중에서도 국제인권 분야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서로 주목할 만한 저작이다. 2012년 유네스코가 발간한 국제인권에 관한 간명한 안내서다. 1981년 영국의 저명한 인권 전문가 리아 레빈(Leah Levin)이 당대의 뛰어난 인권 활동가들과 협력하여 책을 저술한 뒤, 1989, 1996, 2004, 2009, 그리고 2012년에 지속적으로 개정판이 출판되었다. 또 전 세계 36개국의 언어로 번역될 만큼 국제 인권에 관한 훌륭한 안내서이자 인권 교육의 핵심 교재로서 지난 한 세대 동안 널리 인정받아온 하나의 국제적 정본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성립된 국제인권체제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온 거의 모든 주제와 개념, 중요 문서와 결정, 관련 기구와 조직, 핵심 쟁점과 최근의 정보 등을 상세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질문과 해답(Q&A)의 형식으로 제시한다.
 
특히, 이 책은 방대하고 중요한 주제들을 다시 여러 겹의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꾸어 풀어낸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인권이란 무엇인가?”, “모든 인권은 보편적인가?”, “국제인권장전은 어떤 문서들로 이루어지는가?”처럼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질문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러나 곧 “<세계인권선언>이 서명될 때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던 국가들도 이 문서를 존중할 법적 의무가 있는가?”,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의 이행을 모니터하기 위해 어떤 메커니즘이 마련돼 있는가?” 등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의 인권 이슈들까지 파고들어 하나씩 질문하고 설명한다. , 이렇게 각 장의 주제별로 배치된 질문들은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면서 해당 이슈의 여러 측면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나아가, 2012년에 책이 다시 개정되면서 가장 최신의 정보와 논의 상황까지 포함되었다는 점, 그리고 오랫동안 국제 인권 분야에 헌신한 전문가가 다루어진 모든 주제에 대해 명료하고 정확한 개념과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미덕이다. 유엔의 공식 기구인 유네스코가 발간을 책임지고, 한 세대 이상 널리 읽히면서 꾸준히 개정판을 내온 점을 함께 고려할 때, 우리는 이 책을 국제 인권의 소개와 인권 교육을 위한 하나의 공인된 정본 교재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인권에 대한 책들을 교과서와 참고서로 분류한다면 이 책은 교과서, 그리고 좋은 교과서로 볼 수 있다.
 
이 책의 편제는 1981년에 출판될 때의 형태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1부는 국제 인권의 다양한 주제와 측면에 대해 여러 장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세부적인 다양한 질문들로 재구성하고 있다. 사실상 이 책의 본문에 해당하는 제1부에서 포괄하고 있는 내용들은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국제인권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 할 만하다. 부록처럼 첨부된 제2부는 국제 인권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랄 수 있는 <세계인권선언>의 각 조항들이 갖는 의미에 대해 다시 여러 겹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규명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국제 인권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과 대학생, 그리고 일반 시민들에게 아주 유용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인권 실무적으로도 이 책의 활용도는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특히, 인권교육 또는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을 맡고 있는 교사나 강사, 그리고 인권 관련 시민단체와 NGO 실무자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옮긴이들이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계기와 이유를 잠시 부연하고자 한다. 우리 두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만나 오랜 동안 함께 일한 동료로서 인권에 관한 많은 활동과 관심을 공유해왔다.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제정되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모토로 새롭게 출범한 국가인권기구에서 여러 해 함께 일한 경험은 어떤 것보다도 값지고 귀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권위가 그 이름에 걸맞는 건강하고 단단한 기관으로 자리를 잡도록 하는 데 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우리가 유네스코의 국제 인권 안내서를 번역, 발간하자는 북스코프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그 같은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이 책의 출판을 기획하고 실무를 진행해준 북스코프와 박유상, 박병규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2012년 늦가을, 한국과 핀란드의 하늘 아래에서
이명재, 서현수 함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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