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일 금요일

2013년 여름, 나의 핀란드어 배우기

6주 간의 핀란드어 집중 코스가 드디어 끝났다. 6월 중순부터 3, 7월 중순부터 다시 3, 매일 오후 약 4시간씩 땀뻬레 <여름 대학>(Kesäyliopisto, 어학을 중심으로 하는 핀란드 성인교육기관 중 하나)에서 진행된 긴 여정이었다. 코스를 마치고 받아 든 두 장의 ’Todistus’ (증서)에는 핀란드어 B 1.2 그리고 다시 B2~C1 등급의 과정을 이수했다고 적혀있다.
 

 
 
중급 후반에서 고급 초반 정도 되는 등급인데, 실제 실력은 아직 좀 들쑥날쑥 인 것 같다. 언어를 익히는 일에 끝이 있으랴 만, 그래도 이제 가파른 산 중턱의 능선을 하나 올라선 느낌이다. 점점 많은 것이 보이고 들리는, 상쾌한 여행길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핀란드어가 아닌가! 여기까지 오기까지 나 역시 몇 번의 깔딱고개를 지나왔고, 앞으로도 갈 길이 많이 남아 있음을 안다.
가을부터는 본격적으로 핀란드어 자료와 논문, 책들 속에 파묻혀볼 계획이다. 핀란드 의회 의원들과 행정부 인사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의 인터뷰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여력이 닿는 한 내년에는 독일어와 스웨덴어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독일어는 예전에 공부했던 기억을 되살리면 핀란드어보다는 빨리 궤도에 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다음에는 같은 게르만어 계통에 속하는 스웨덴어도 시작하는 것이다.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한 해 두 해 꾸준히 익혀볼까 한다. 스웨덴어는 핀란드의 또 다른 공용어이기 때문에 배우기에도 좋은 환경이다.
그러나 만사 제쳐두고 우선, 다음 주엔 선재와 함께 푹 쉬고, 많이 놀아줄 참이다. 아빠의 핀란드 어학 코스 덕분에 선재는 긴 여름 방학 내내 무척 심심했던 것. 8 13,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과 땀뻬레 주변 곳곳을 누비며 알차게 한 주 놀아보기로 하자. 참고로 이 어린이는 나보다 핀란드어를 더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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